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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리즈/비를 부르는 레이콘 (休)

[비를 부르는 레이콘] 15. 또다시 시작되는 비의 저주

by 레이콘 202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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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부르는 레이콘] 14. 역대 최고의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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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블로거 레이콘의 실제 여행기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지만 인명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다시 숙소로 올라와 풀장에서 아주 열심히 놀고 있었다.

한참 놀다가 저녁은 언제 먹을 지 의논을 하려는데, 하늘이 뭔가 심상치가 않았다.

 

"아~까 비나 쏴아아아 와버려라고 했는데 진짜 비가 쏴아아아 오는 건 아니겠지?"

 

그러자 옆에서 신유가 깐족대며 말을 하였다.

 

"에이~ 형님 오늘 비 안 온다고 했어요. 비오면 형 때문이에요 ㅋㅋ"

"뭐라노 또 ㅈㄴ 맞을라고 ㅋㅋ"

 

말은 농담식으로 했지만 구름은 매우 불길한 기운으로 다가왔고, 설마 캐리비안베이, 지리산에 이어서 또 비가 오는 건가 싶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아무리 수위가 낮아도 비가 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끔찍한 일인데, 특히나 여기 양산 배내골은 버스로도 한참 가야될 정도로 동떨어진 곳이라 집에 갈 때도 난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로 비가 오기 시작했다.

놀러갈 때마다 비가 오는 현실에 기분이 참 상콤해졌지만, 마침 시간이 6시가 넘었기에 모두가 저녁 준비를 하러 들어갔다.

 

 

 

급하게 들어온 탓에 준비를 해도 어수선하다...
안에서는 열일중!
밖에서도 열일중?
고기가 엄청나게 많다!!!
음료수도 많다!!! (술은 왜 안 찍었을까)

모두가 저녁 준비를 하였고, 바비큐 또한 준비를 하여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날씨가 점점 비가 많이 오더니 습도가 엄청나게 높아졌고, 그로 인해 불이 너무나도 안 붙는 것이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천둥까지 동반이 되어 더욱 더 어수선해졌다.

 

불을 붙인 지 15분쯤 지났을까. 조금씩 불씨가 올라오긴 하였다.

토치를 워낙 오래 잡고있었던 터라 다른 사람으로 교대를 하고는 아주 잠깐만 쉬려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뭔가 심상치않은 기운을 느꼈는데, 1학년 과대인 희주가 구석에서 이어폰을 꽂고 담요를 덮은 상태에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주변에는 3명이 감싸듯이 앉아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

 

"뭐 어디 안 좋나? 표정이 많이 안 좋은데;"

 

그랬더니 대답은 하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그냥 귀에 꽂은 이어폰만 가리켰다.

나는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기에 이해를 못 하였고, 그런 나를 보고 옆에 있던 미나가 말을 해주었다.

 

"희주 천둥소리 들으면 아무 것도 못 한대요. 엄청 심한 것 같아요"

"아..."

 

그 말을 듣고 자세히 보니 아픈 사람처럼 몸을 덜덜 떨고 있었고, 음악 소리도 얼마나 크게 틀었는 지 이어폰 밖으로 새어나올 정도였다.

사태를 파악하고는 이건 보통 일이 아니겠다 싶어 말 한 마디를 건네고 밖으로 황급히 나갔다.

 

"옆에서 잘 봐주고, 나오지 말고 여기서 계속 봐줘라. 나중에 천둥이든 비든 그치면 말 해줄테니깐 계속 같이 있어줘라."

 

그렇게 밖에서 한참을 더 준비하고 있으니 겨우겨우 불이 붙었고, 이제 아주 천천히나마 고기를 구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언제쯤 저녁을 먹을 수 있을까...

내가 왜 비나 와라는 개소리를 지껄여서...

 

 

 

아주 매우 천천히 구워...질까?;



↓다음 편에 계속↓

 

[비를 부르는 레이콘] 16. 불쇼와 고성방가가 함께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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