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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리즈/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完)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3)

by 레이콘 2020.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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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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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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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으나 인명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3)

 

비하인드 스토리 3-1

항암제 (2)

 

암세포를 다른 부서로 쫓아내고 3주쯤 지난 2월의 월요일이었다.

드디어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는데, 특이하게도 영업직 경력도 몇 년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드디어 멀쩡한 사람이 왔다고 생각...아니 사실 누가 와도 23분만 있으면 암세포보단 일을 잘하겠지만, 그래도 꽤나 괜찮은 사람이 온 것 같아서 진정한 고진감래가 왔다고 확신이 들기도 했다.

 

일이 시작 되고, 아직은 처음이라 잡다한 일들을 조금씩 가르쳐주었다.

그러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면서 첫날이 지나갔는데,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 기분은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왜 그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이후 며칠이 더 지나면서 나의 손떨림이 줄어드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렇게 4일 하고도 반나절이 지난 금요일 오후가 돼서야 확실히 깨달았다.

새로 온 사람이 일을 너무 잘 하는 덕에 4달 반 동안 암세포로 인해 없던 암이 생겨서 피폐해진 정신이 마치 효과가 직빵인 항암제를 맞은 듯 완치가 되었고, 그동안 쌓였던 ㅈ같던 감정들도 모두 치유가 되었다.

물론 그 누가 왔다고 해도 최소한 암세포보단 잘 할 것이니 항암제가 됐겠지만, 드디어 마치 추운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날이 오듯이 나에게도 따뜻한 봄날이 온 것만 같았다.

그렇게 기분 좋게 있는 나를 보고 차장님께서 물어보셨다.

 

"섭섭, 같이 일 할만 하나?"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감탄사를 내고 박수를 치며 진심이 쏟아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아(짝짝짝). 암세포가 가니 항암제가 왔는데요!?"

"ㅋㅋㅋㅋㅋ"

 

그간 일을 모두 지켜보셔서 그런지 말없이 웃기만 하셨다.

 

드디어... 정말 드디어 암세포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에게도 봄날이 온 것 같았다...


비하인드 스토리 3-2

버림받은 존재

 

추위가 조금이나마 사그러들기 시작한 2월 말이었다.

그런데 2월 초에 입사하여 같이 일을 하는 형님이 쉬고 오시더니 살짝 웃으며 나에게 물어보았다.

 

"섭섭아, 그 여기 있다가 다른데 간 사람(암세포) 본래 저렇게 털리나?"

 

듣자마자 정말 암세포는 어딜 가나 암세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다 못해 패버리고 싶은 감정이 매우 많이 들 정도라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에휴. 금마 또 털렸나 보네요. 역시나."

"ㅋㅋㅋ 그 좀 전에 쉬러 나갔는데, 진짜 완전 개털리고 있던데."

"그래도 싸죠. 여기 조금만 더 있었으면 폭행죄로 입건됐을지도 몰라요."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진짜 무안할 정도로 털던데. 그 사람이 담배 물면서 폰을 보고 있었는데 김 차장님이 오시더니 막 머라 하는거야. 그런데 그냥 머라하는 게 아니라 막 '니 계속 그러면 새로 온 쟤랑 바꾼다!? 어!? 똑바로 안 하면 바꾼다!?' 이러는 거야. 나도 무안해지게. 그리고 5분 넘게 계속 털리는데 진짜 개불쌍하더라."

"에휴... 그 X끼는 그래도 싸요. 아직 형님은 몰라서 그럴 수 있는데, 진짜 하... 저런 놈한테 시달린 제가 제일 불쌍해요... 아주 상상을 초월하다 못해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어요. 살면서 온갖 병X은 다 보고 자라서 그 이상의 병X은 없을 줄 알았는데, 점마가 진짜 최강이에요. 아무도 못 이겨요 진짜."

 

어딜 가나 버림받은 존재가 되는 X발것의 암세포의 클라스는 여전한 것 같았다.

아직 암세포의 실체를 알지 못하였기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정말 다행스럽기도 했다.

왜냐하면 암세포와 같이 일을 하는 순간 평생 잊혀지지 않을 트라우마가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니깐.

X발... 암세포를 알기 전의 뇌 삽니다 X발...


비하인드 스토리 3-3

호화로운 거지

 

암세포가 나가고 2주가 지난 4월 초, 마치기 전 다 같이 모여있을 때였다.

그런데 암세포와 같은 부서에서 있었던 최 반장님이 옆에서 나에게 이것저것 일상적인 것들을 물어보셨는데, 그러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암세포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근데 폰 요금이 매달 20만원 넘게 나올 수가 있나?"

"글쎄요... 뭔가 정기 결제 이런 거를 엄청 많이 하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 예전에 니랑 같이 일하다가 넘어온 놈(암세포) 있잖아, 금마가 한 달에 20만원 넘게 나온다고 하더라고."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아주 기분이 참 더러워졌고, 너무나도 어이가 없는 한심함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하였다.

 

"에휴... 금마는... 그냥... 에휴... 지능이 낮아서 그래요."

 

그러자 마치 쌓인 게 많았는지 웃으며 말씀을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나 ㅋㅋ 그래 내가 봐도 금마 좀 이상하더라. 워치(갤럭시 기어)하고 막 자랑하던데 그러면서 요금이 20만원 넘게 나온다고 막 그러고. 근데 그렇게 나오는 게 가능하나?"

"네 충분히 가능은 하죠. 기어랑 폰 전부 약정으로 할부금 내면서 요금도 비싼 걸로 하고 부가서비스나 정기 결제 이런 거 다 하면 그 이상도 충분히 나오죠. 그런데 금마는 집이 힘들다 이러면서 자랑질은 또 엄청나게 하는데, 진짜 그런 모자란 놈이 없다니깐요. 생각만 해도 짜증 나요."

 

집안일로 인해 많이 힘들어서 겸업을 하고 있는 암세포였는데, 결국 본인의 주제 파악부터 못 하고 사치를 부리는 겉만 휘황찬란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호화로운 거지가 따로 없었다.

사실 휘황찬란하다기보다 병X같은 겉멋만 든 것이 맞지만.

정말 회사를 나가서까지 사람 기분을 ㅈ같게 만드는 진정한 악성코드이자 좀비 바이러스 암세포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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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4)

 

reicon.tistory.com/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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