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시리즈/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完)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2)

by 레이콘 2020. 12. 8.
반응형

↓이전 글 보기↓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1)

↓이전 글 보기↓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에필로그 ↓이전 글 보기↓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20.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전 글 보기↓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19. 악성코드 ↓이

reicon.tistory.com



↓프롤로그를 먼저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프롤로그

-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지만 인명은 가명을 사용 하였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지금도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사는

reicon.tistory.com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으나 인명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2)

 

비하인드 스토리 2-1

115-33 = 115

 

다른 직종을 알아봐라고 말한 거의 직후의 일이었다.

12살 어린 나한테 쫄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하필 5자(1524mm) 작업이 있는 것이었다.

5자 폭을 할 때는 양쪽으로 여유분이 굉장히 조금 나오기에 평소 기준점보다 뒤쪽으로 기준을 잡아 뒤로 간 만큼 길이를 빼줘야 하기에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암세포는 당연히 준비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나에게 아무런 말을 안 한지 1시간도 안 되어 저 ㅈ같은 암세포의 말을 또 듣게 될 위기가 생겼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알아서 준비를 다 하는 것이었다.

 

 

 

영점과 -33mm 부분
양쪽 여유분(센터)가 작기에 영점에서 시작하면 각이 커져 오차가 크게 생긴다.

 

그렇게 놀라움을 뒤로 하고는 작업이 시작되었고, 풀린 코일판이 마지막까지 왔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암세포가 세팅해놓은 범위 사이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게다가 오차가 꽤나 크게 났기에 초기 세팅을 잘 못 했을 것이라 직감했고, 곧바로 줄자로 폭을 재보았는데 이런 X발 뻐킹 갓뎀 맙소사...

양쪽으로 나오는 여유분이 정확히 33mm 오차가 났고, 암세포 이 X발새X는 아직도 센터 조정을 할 줄 모른다는 사실에 개빡쳐서 육성으로 욕이 나왔다.

 

"아 X발!"

 

그렇게 개썩은 표정으로 다시 맞추려고 하려는 찰나, 차장님께서 보시더니 물어보셨다.

 

"안 맞나?"

"네... 그냥... 에휴..."

 

이내 차장님도 표정이 안 좋아지셨고, 한숨을 길게 내쉬며 다시 말씀하셨다.

 

"하... 지금 센터 몇으로 되어있노?"

"지금 끝에서(-33mm) 쟀을 때 115mm로 되어 있습니다. 이거 끝에서 재면 148mm(115+33)가 나와야는데 에휴..."

 

할 말이 많았지만 일단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겨우겨우 다시 맞추고는 일단 지금 하는 작업이 끝나면 저 암세포 X발새X를 족쳐버리자는 생각으로 진행을 했다.

 

시간이 흘러 작업이 끝나고, 차장님께서 암세포에게 물어보셨다.

 

"저기 도겸씨, 이거 센터 맞출 줄 몰라요? 지금 한 작업은 나이프로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등분하는 것이라 센터를 계산해서 맞춰야죠."

 

그러자 암세포는 ㅈㄴ 당당하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이거 센터...계산해서... 115...mm... 맞췄어요."

"115mm요? 세팅은 그렇게 안 되어 있던데요? 한 번 다시 맞춰보세요."

 

그리고는 줄자를 들고 당당하게 맞추는데, 정말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하여 너무나도 큰 충격을 먹어 심장에 무리가 갈 뻔했다.

무려 -33mm 기준점에서부터 115mm를 맞추고는 마치 노벨상을 수상할 정도의 업적을 이룬 것 마냥 아주 해맑은 상판떼기와 더불어 위풍당당하게 어깨를 펴고는 매우 뿌듯한 목소리로 헛소리를 지껄이는 하는 것이었다.

 

"센터 115mm. 확실하게 맞췄어요."

 

개X발 ㅈㄴ 어이가 없다 못해 10초 정도 정적이 흘렀고, 이후 차장님께서 다시 물어보셨다.

 

"115mm 확실해요?"

"네. 115mm."

"..."

 

다시 정적이 5초 정도 흘렀고, 마치 이 일을 처음 하는 사람을 가르치듯이 설명하셨다.

 

"이게 왜 115mm에요? 기준점은 거기(-33mm)가 아니라, 여기(진짜 영점)잖아요. 여기서 115mm를 하면 각이 안 나와서 뒤쪽에서부터 하는 거예요. 알겠어요?"

"....... 아..."

 

마치 아구창 한 대 맞을 것을 대비해 치아 보험을 ㅈㄴ 많이 들어놓은 것인 마냥 입을 '아~'하며 벌리는 암세포였고, 만약 나한테 저딴 개같은 표정으로 입을 벌렸으면 진심으로 아구창을 한 대 갈겼을지도 모르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나는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아구창을 갈기진 못하였고, 너무 어이가 없다 못 해 야마가 돌아버려 대놓고 쌍욕을 했다.

 

"X발 ㅈㄴ 대단하다 X발 진짜."

 

하지만 정말 불행히도 귓구멍에 18년 묵은 초특급 귀지가 가득 찬 하드디스크가 뽑힌 좀비 바이러스 암세포는 듣지 못 하였고, 나는 그렇게 또 혼자만 열폭하는 병X이 된 것이었다.

정말... 단 하루만이라도 법이 없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은 ㅈ같은 하루였다...


비하인드 스토리 2-2

분노의 강 과장님

 

암세포가 다른 부서로 간 다음 날이었다.

아침에 부서별로 모여 오늘 할 일과 안전 관련 등 간단하게 회의를 하는데, 자연스레 암세포의 얘기가 나왔다.

 

"점마(암세포) 다른 데로 보냈는데, 인원이 줄었지만 티도 안 나네. 여튼 강 과장 닌 점마 어떻데?"

 

그러자 마치 공기가 빵빵하게 들어있는 풍선이 바늘에 찔려 터지는 것 마냥 쌓여있던 것들을 속사포로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점마 저거 있잖아요, 저는 인사도 안 해요."

"그럼 그냥 쌩까나?"

"네. 처음 왔을 때 제가 인사했거든요? 그런데 그냥 목 내밀면서 멀뚱히 쳐다만 보데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거북목인 마냥 목을 앞으로 내밀며 몸을 오른쪽으로 18도 정도로 꺾은 뒤 최대한 정신줄을 놓은 상태로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말씀을 하셨는데, 이것 또한 가관이었다.

 

"처음엔 그냥 적응도 안 되고 조금 당황해서 그런갑다 싶어 가지고 다음날 또 인사했는데 또 그라데요? 그래서 그 다음날 또 인사 했는데 또 그 X랄 하데요? 그래서 짱나서(짜증나서) 그냥 인사 안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안전 교육 사인해야 돼서 하라고 했었는데, X발 뭐랬더라 뭔 이상한 말을 하는데 알아듣지도 못 해요. 그래서 사인하는 것도 섭섭이한테 말해서 다 시킵니다. 말하기도 싫고 말도 안 통합니다."

 

처음 왔을 때는 그래도 하려는 시늉이라도 했기에 일 하는 도중에 용량이 가득 차고 바이러스가 걸려서 좀비가 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태초부터 좀비였고 바이러스 그 자체로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시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일단 병X인 것은 확실하지만, 도대체 암세포 이 X발새X는 정체가 뭘까 하는 궁금증으로 가득 찬 하루였다.


비하인드 스토리 2-3

뒷조사

 

암세포가 다른 부서로 간 지 2주 정도 지난 1월 31일.

매우 놀랍게도 지인 중에 암세포를 아는 사람이 있었다.

안면은 많지만 친분이 그리 깊진 않아서 따로 연락을 한 적은 없지만, 암세포는 평소에 어떤 병X일까 싶어 너무나도 궁금했기에 조심스레 물어봤다.

 

"저 갑작스럽게 연락을 드리게 됐네요. 혹시 사진 찍는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데 물어봐도 될까요?"

"네?"

"스튜디오 하는 사람인데 그쪽을 아는 것 같아서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물어봐도 될까요?

"스튜디오 하시는 분 중 저 아시는 분 몇 명 있을 거예요."

"아하 그렇군요... 혹시 진도겸씨라고 아세요?"

"네."

"어쩌다 알게 되었는데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음, 저도 자세히는 몰라요. 큰 문제 있던 분도 그리 좋은 인상도 아니었어요."

"아... 네 알겠습니다; 갑작스럽게 연락드렸는데도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연히 무언가가 발굴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아쉽게도 특별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회사에서는 일부러 그 X랄을 한 것인가 생각이 들기도 한 굉장히 찜찜한 뒷조사였다.

 

 

 

실제로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



↓다음 편에 계속↓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3)

↓이전 글 보기↓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2) ↓이전 글 보기↓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 (1) ↓이전 글 보기↓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에필로그 ↓이전

reicon.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