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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리즈/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完)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7. 암세포의 지능 상승?

by [REICON] 레이콘 2020.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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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6. 열정과 열등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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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프롤로그

-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지만 인명은 가명을 사용 하였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지금도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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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지만 인명은 가명을 사용 하였습니다.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7. 암세포의 지능 상승?

 

역대 최고의 열정이 지나간 이후, 이제는 암세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키질 않았다.

정확히는 일을 시키진 않았지만 뭘 해야할 지 아직도 모르냐고 머라하기 바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암세포가 나에게 오더니 대뜸 이상한 말을 하는 것이였다.

 

"섭섭아, 혹시...... 니도 그...차장님이 학...학교 어디 나왔냐 그...그런거 물어보더나?"

 

갑자기 이런 것을 왜 나에게 물어보는걸까.

평소에 무언가를 말하거나 머라해도 쳐웃기만 하는 멍청한 암세포였기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일단 사실 그대로 말을 해줬다.

 

"네. 물어봤는데 갑자기 왜요?"

"그...조금전에..... 또 물어...보시길래..."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게 아닐까요?"

"그게....그........"

 

그리고는 조금의 딜레이가 있다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 말하는 것이였다.

 

"그....이거 전에도...물어봤고 이번...이 세 번째인...데, 뭔가 좀......이상한데..?"

 

나는 순간 차장님의 의도를 눈치챘다.

동갑이니깐 주변에 암세포와 같은 학교를 나온 사람이 있다면 확실하게 물어볼 수 있었기에, 이전에 물어보셨지만 더욱 더 자세하고 확실하게 물어본 것 같았다.

그런데 그보다 정말 놀라운 점은 생각이 ㅈ도 없는 암세포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나한테 물어봤다는 점인데, 최소한의 '생각'이라는 것을 가졌다는 것이 엄청난 발전이자 지능이 상승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나는 암세포를 혐오하다 못해 개패고싶어 매일 미쳐버릴 지경이였기에,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면서 하기도 싫은 대답을 대충대충 했다.

 

"그냥 물어봤겠죠."

"아... 이...이상하지 않...나..?

"딱히 이상한 것은 모르겠는데요?"

"맞나..."닌...학교 어디 나...왔노?"

"저요? 해운대구 끝자락에 있는 참 잣같은 대학교 나왔죠."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학...학교 길래... ㅋㅋㅋㅋㅋ"

 

댁 머리론 못가는 대학교요 X발놈아. 왜 계속 쳐물어보는데요 X발.

이렇게 띠껍게 말하는데도 아직도 내가 본인 편인줄 아는 것을 보니 역시 암세포는 암세포라고 더욱 더 확신이 들었다.

아무리 지능이 상승했어도 X발놈에서 덜X발놈으로 상승한 정도인데 멋대로 과대 평가를 해버린 나 자신에 대해 깊은 반성으로 시작하는 아주 비참한 하루였다.

 

 

 

며칠 뒤, 어느 때와 다르게 작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나의 코일을 여러 가닥으로 자르는 일명 '칼작업'을 할 예정이였는데, 여러 가닥이 나오는 만큼 준비할 것도 많아 안그래도 느린 암세포가 더더욱 느려지는데다가 그것마저도 안맞는게 절반 이상이였기에 내가 직접 재차 확인을 했다.

그런데 웬 일인지 진작에 다 해놓고는 다른 것을 하고 있었고, 확인해 본 결과 무려 알맞게 세팅까지 되어있던 것이였다.

그리고는 암세포가 위풍당당하게 오더니 나에게 말을 했다.

 

"세팅 다 했다. 잘 맞더제?"

"네. (웬 일로)똑바로 하셨네요."

"맞제. 내가 미리 보고 다 해놨다. 잘했제?"

"네. 잘하셨네요."

"다음거도 미리 다 하고 주변에 좀 치우고 있을께."

"네."

"칼작업 세팅한다고 눈 빠지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정말 잘 될거다."

"네."
"근데 이거 아무리 잘 맞춰도 조금씩 차이 나는데, 본래 그런거제?"
"네."

"알아서 차차착 맞춰지는 거 없나? 너무 신경 썼더니 눈이 좀 침침한 것 같다."

"..."

"예전에 일할 때는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도 없었는데, 이건 눈이 빠질 것 같다."

"..."

"그 때는 세팅도 편했는데, 이건 왜 이런지 모르겠다. 이상하게 잘 맞아서 몇 번이나 더 해야되고. 안그렇더나?"

 

네 안그럽니다. 그만 좀 씨부리세요 X발.

귀찮은 것 티내면서 대충대충 대답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혼자 계속 씨부리는 암세포였다.

그렇게 2분이 넘는 시간 동안 신기할 정도로 말도 더듬지 않으며 혼자 씨부렸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은 앞에 다녔던 회사에서 했던 일에 대해 말을 하였다.
물론 예전에 하던 일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긴 하지만, 지금 하는 일도 ㅈ도 못하고 본인이 앞에 일하다가 손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생각하기도 싫다고 하면서도 틈만나면 씨부려대니 신경질이 절로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개노답에서 그냥 노답 정도로 지능이 상승한 것에 대해서는 나름 괜찮은 면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 자신을 세뇌시키며 긍정적으로 만족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정말 비참한 현실은 그 지능 상승도 그렇게 오래가진 않았다.

이후 다시 퇴화한 1980년생 40세의 암세포를 만날 수 있었고, 나의 정신은 다시 점점 피폐해져만 갔다.

 

제발... 이 X발것의 암세포 좀 말려주세요... 제발.......



↓다음 편에 계속↓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8. 바이러스가 걸린 AI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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