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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리즈/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完)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8. 바이러스가 걸린 AI 로봇

by [REICON] 레이콘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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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7. 암세포의 지능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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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를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프롤로그

-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지만 인명은 가명을 사용 하였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지금도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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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지명, 시간 등은 실제와 거의 같지만 인명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8. 바이러스가 걸린 AI 로봇

암세포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지능 상승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너무 싫다 못해 끔찍한 존재 그 자체로 느껴진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지능 상승도 오래가지 못했고, 퇴화에 퇴화를 거듭한 암세포의 멍청함이 빛나는 순간을 보게 되었다.

 

 

코일은 두루마리 휴지의 휴지심과 같은 존재인 종이로 된 '지관'이나 쇠로된 '쇠관'을 넣는데, 지관은 가공하여 오기 때문에 무게가 일정하지만 쇠관은 무게가 일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리 무게를 측정하여 쇠관 안쪽에 몇 kg인지 적어놓았고, 쇠관을 걸게되면 무게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넣기 전에 무게를 본 뒤 따로 적어놓아야만 했다.

 

쇠관 내부에 적힌 무게.(124KG) 희미하게 보이는 것도 있지만 찾으면 다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쇠관을 넣어서 하는 작업이 끝난 뒤에 메인 조작판에 계신 차장님께서 큰소리로 물어보셨다.

 

"쇠관 몇 kg고?"

 

나도 듣긴 했지만 현장은 항상 소음이 꽤나 있는 편이라 코일 뒤쪽에 멀리 있는 내가 말하면 안들릴 수도 있었기에, 당연히 가까이 있던 암세포가 말을 해야되는 상황이였다.

그런데 지능이 상승되다가 과부하가 걸렸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고 한 번 쳐다보기만 한 뒤 누가봐도 무시하는 듯한 느낌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말정말 아쉽게도 차장님의 표정을 보진 못했지만 어떤 심정이였는지는 예상이 갔고, 차장님께서는 짜증이 살짝 섞인 말투로 암세포에게 직접 물어보셨다.

 

"쇠관 몇 kg냐구요??"

"..."

 

마치 맞을걸 대비해서 마우스피스라도 낀듯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암세포였으며, 세상에서 제일가는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그 멍청한 표정 또한 가관이였는데, 입술을 살짝 내밀며 3mm정도 벌린 상태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어항에 산소가 부족한 물고기가 수면에 입을 뻐끔뻐끔 대듯이 눈을 깜빡임과 동시에 바이러스에 걸린 AI 로봇처럼 고개를 1초 주기로 왔다갔다 반복하는 것이였다.

지능 상승을 직접 목격한 나는 다시금 정신이 혼미하다 못해 어지럽기까지 했으며, 차장님은 진심으로 울화통이 터진 목소리로 다시 물어보셨다.

 

"쇠관 몇 kg냐구요! 예!?"

"..."

 

또 다시 바이러스 걸린 AI 로봇처럼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두리번거리기만 하는 암세포였고, 참다못한 차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물어보셨다.

 

"아니 왜 대답을 안해요? 예? 일 하기 싫어요? 사람이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지 왜 아무 말도 안하냐구요?"

"아...그.............."

"..."

"..."

 

분명히 이번에는 쇠관 무게를 못봤기에 코일을 뺀 뒤에 무게를 봐야한다고 말을 했는데, 이 바이러스 걸린 AI는 마치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기능이 없는 것인 마냥 끝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차장님은 답이 없다 못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을 예상하셨는지, 그냥 포기하고 나를 불러 물어보셨다.

 

"섭섭. 이거 쇠관 몇 kg고?"

"이거 아직 무게를 못봐서 코일을 뺀 뒤에 봐야됩니다."

"(암세포한테)얘기해줬나?"

"네. 당연히 얘기했죠."

"에휴..."

"하..."

 

차장님은 깊은 한숨을 쉬었고, 나도 따라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어차피 이해를 하지도 못할 정도의 멍청한 암세포지만 차근차근 설명을 하셨다.

 

"저기 도겸씨, 만약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세요. 아무렇게나 겐또(지레짐작)찍지 말고 모르면 물어보든가요. 그리고 사람이 말을 했으면 대답 좀 하구요. 네??"

"..."

"대답하는게 힘들어요? 왜 안하는건데요?? 대답하라구요."

".......ㄴ..네..."

 

죽빵이 한 번 쯤은 날아갈 만도 한데 차분하게 마음을 다지는 보살이 따로 없었다.

그걸 참는 나도 보살이고 X발...

 

마음을 가다듬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그러는 도중에 보살들만 일해서 일부러 저러는건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골똘히 생각해보니 저런 멍청한 지능을 가진 암세포는 일부러 할 생각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암세포에 대한 과대평가를 한 나 자신에게 다시금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갑자기 추워진 12월의 어느 날, 다시 퇴화에 퇴화를 거듭한 암세포를 보게 되었다.

더 이상 퇴화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섣부른 판단이였던 것이다. 씨새발끼...



↓다음 편에 계속↓

 

[암세포라 불리는 사나이] 9. 멀뚱히 서있는 회사의 명물 암하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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