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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리즈/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 1. 실수의 시작

by 레이콘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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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를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 프롤로그

reicon.tistory.com/856



 

-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닉네임으로 바꾸어 연출을 하였습니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 1. 실수의 시작


새로운 등장인물


레이콘 (REICON) : 1인칭 시점의 주인공으로, 게임을 정말 오랫동안 하고 있어서 웬만한 유저들을 얼핏 알고있다.
카콜라 (KACOLA) : 이 소설을 쓰게 만든 주인공이자 배경의 당사자로, '사요나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펀유 (FUN-U) : 카콜라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으로, 떡밥을 하나 물면 절대로 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골렘 (GOLEM) : 카콜라가 두 번째로 싫어하는 사람으로, 카콜라에 대한 험담이 나오는 순간 불을 붙이는 사람이다.
사우스(SOUTH) : 레이콘의 지인으로, 온갖 일들을 다 목격하였기에 사실상 정보통인 사람이다.


닉네임 '카콜라 (KACOLA)'. 내가 그를 처음 알게된 것은 2021년 즈음이었다.
같은 게임을 하다보니 SNS를 통해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그냥 가까운 지역에 사는 유저 정도로 알고 지내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그가 SNS에 올린 게임 성과 사진과 글을 보게 되었는데, 그 성과가 꽤나 잘 나온데다가 내가 하는 다른 게임까지 같이 올렸기에 댓글을 달면서 점차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2023년의 어느 날, 한 커뮤니티에서 그에 대해 안 좋은 얘기가 나오는 것을 목격을 하게 되었다. 나는 굉장히 의아하면서도 '대체 이 사람이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라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는데, 왜냐하면 평소에 본인의 성과로 다른 유저와 비교를 하는 것도 아닌데다가 한 번씩 타지역으로 놀러가서 현지에 있는 친구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글들이 올라오는 정도가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도통 어떻게 된 건지 진상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고, 그렇게 나는 그 글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제목 : 그녀석들을 소환하는 방법'

제목을 보자마자 뭔가 심상치 않은 글이라는 느낌이 물씬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대 문제가 많은 유저들의 목록이 있었고, 그 유저들이 행동가지에 대한 몇몇 문제점들이 적혀있었다. 유저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게임 특성상 아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이렇게 누군가를 비난하는 글이 다 그렇듯 과장해서 잘못을 크게 부추기는 표현도 많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카콜라'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내가 실질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내용은 이 부분이었기에 자세히 읽어보았다.

'펩시콜라 : 일명 사요나라좌. 성과 사진을 올릴 때마다 사요나라를 외치면 자연스레 다가옴. 초성으로 ㅅㅇㄴㄹ라고만 해도 효과 직빵임. 떡밥이 있으면 '펀유'에게 말해주면 세상 좋아함.'

나는 '펀유 (FUN-U)'라는 유저의 언급을 보자마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는데, 왜냐하면 이 유저는 겉보기에는 아무나 험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파헤쳐보면 정말 그럴만한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험담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겼다가 '뭐 나한테만 피해 안 주면 내 알바 아니지'라는 신념이 확고했기에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겨버렸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그 글의 효과가 정말 대단했는지, 카콜라는 본인의 SNS에 해당 내용에 대한 답장과도 같은 글을 게시한 것이었다.

'X발 뭐? 사요나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어?'

그는 굉장히 격앙되어있었고, 실제로는 필터도 없이 욕설을 적은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내가 누굴 때리기라도 했냐, 성과가지고 자랑질이라도 했냐? 아니면 직접 찾아가서 쌍욕이라도 했냐?'
'그래 내가 잘못한 사람은 확실히 한명 있긴 해. 근데 그 사람이랑은 말로 잘 풀었는데? 왜 아무 상관도 없는 니들이 X랄하는 건데?'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화가 굉장히 많이 나는 것은 정말 당연하다. 그리고 지금은 누가봐도 그가 그런 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였기에 나는 이후에 올라온 글들도 틈틈이 읽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거 보고 한분이 나에게 DM으로 사과하더라. 나는 그냥 그분이 분위기에 휘둘렸을 뿐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괜찮다고 잘 말했어.'
'나한테 대체 왜 그러는데? 할말있으면 직접 DM으로 말하던가 뒤에서 비겁하게 뭐하는 짓인데?'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쓴 뒤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점차 특정 닉네임을 언급하며 캡쳐본을 첨부하여 올리기 시작했다.

'골렘 이 X발놈아, 뒤에서 그렇게 욕하니깐 좋냐? 차단했으면 끝이지 지금도 이렇게 욕하고 다니냐?'
'전에 봤을 때는 아무말도 못 하더니, 왜 뒤에서만 그렇게 X랄인건데?'

그는 '골렘 (GOLEM)'이라는 유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감정이 더더욱 격앙되었는데, 그러다가 패드립까지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읽는 것을 포기했다. 사람이 정말로 화가 많이 나면 판단력이 흐려지곤 하는데, 지금 그가 그런 상태인 것 같았다.
며칠 뒤, 그가 딱히 그런 글을 올리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궁금했기에, 웬만한 일들을 다 알고 있는 지인 '사우스 (SOUTH)'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나 : "어이 사우스~ 니 '카콜라'라는 사람 아나?"
사우스 : "네 알죠. 갑자기 왜요? 최근에 다시 뜨고있긴 하던데."

역시나 정보통 아니랄까봐, 최근에 있었던 일까지 확실하게 알고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뜨고있다'라는 말을 보자마자 확실하게 알고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대놓고 물어보기로 했다.

나 : "역시 모르는게 없네 ㅋㅋ 근데 그 사람 대체 뭘 잘못한거임?"
사우스 : "어우 형님 말도 마세요. 뭐부터 얘기해야될 지 모르겠는데요 ㅋㅋ"
나 : "뭐? 뭔데 대체 ㅋㅋㅋ ㅈㄴ 당황스럽네; 보니깐 많이 억울한 것 같던데, 대체 뭔일 있었던건데?"
사우스 : "일단 뭐... 사요나라 사건은 아십니까?"

사요나라. 그가 항상 별명으로 불리던 말이었다. 의도치 않게 뒤를 캐는 찜찜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왠지 발단은 여기서부터인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 : "잘은 모른다. 왜 계속 그렇게 부르는건데?"
사우스 : "예전에 펀유가 기록을 새긴게 있거든요. 근데 거기에다가 점수 추가로 되는 설정을 하고는 감상평으로 '사요나라'라고 적은거에요. 그래서 그때부터 그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부르게 된 거에요."
나 : "아... 그 설정으로 하면 대충해도 기록이 바뀌긴 하지. 근데 그걸로 기분나쁠 수는 있는데, 이건 그렇게 만든 제작진 잘못 아니가 ㅋㅋ"
사우스 : "맞긴 한데, 평상시 행실부터가 안 좋아서 그걸로 까이는 것 같아요 ㅋㅋ 예전에 그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머라하면 댓글 삭제한 뒤에 언제 그랬냐는 듯 우기면서 시비조로 말하는 거 많았어요."

이거다. 정말 알고싶었던 정보가 확실하게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나는 사우스에게 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에 혼자서 잠깐의 생각에 잠겼는데, 깊이 생각하기에는 나와 크게 상관있는 일이 아니라서 곧장 신경끄자는 결론을 내리고 마무리를 지었다.

며칠 뒤, 카콜라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오게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내가 자주가는 지역이라서 나는 그에게 DM을 보내 연락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그와 직접 만날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그게 훗날 나에게 끔찍한 일들을 벌어지게 될 실수의 시작이라는 것을 미처 모른채...



↓ 다음 편에 계속 ↓

 

2. 어긋난 스위치

reicon.tistory.com/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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