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시리즈/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 2. 어긋난 스위치

by 레이콘 2024. 7. 2.
반응형

 

↓ 이전 글 보기 ↓

 

1. 실수의 시작

reicon.tistory.com/857

 



↓프롤로그를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상] 프롤로그

reicon.tistory.com/856


 

-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적은 수필이며,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닉네임으로 바꾸어 연출을 하였습니다. -


새로운 등장인물


돌담 (DOLDAM) : 커뮤니티에 카콜라에 대한 글을 쓴 사람 중 한 명이다.
콰트로 (CUATRO) : 카콜라가 세 번째로 싫어하는 사람으로, 행실이 굉장히 나쁘지만 유명하지는 않다.


몇 주의 시간이 지난 뒤, 드디어 카콜라가 내가 사는 지역으로 놀러오는 날이 되었다. 그가 만날 사람은 따로 있긴 하지만 서로가 잠깐이라도 한 번 뵙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일치하였고, 그로 인해 저녁에 아주 잠깐이라도 보고 인사나 나누자는 말이 나왔었다. 주말이 아니라 평일이었기에 조금 늦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래도 퇴근을 한 즉시 곧바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알 수 없는 어떤 일이 터지게 되었고, 그러한 이유로 예정보다 일찍 돌아가게 되어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
갑작스런 변동에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그래도 이번 만큼은 무슨 일인지 확실히 알아야겠다 싶어서 확실하게 물어볼려고 했다. 그런데 또다시 그의 SNS가 불타는 글로 도배되기 시작을 하였기 때문에 함부러 물어볼 수 없게 되었고, 그냥 그가 쓴 글들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내가 그 지역으로 가는 걸 니들이 왜 여기저기 글을 퍼나르고 있는데?'
'또 사요나라좌 이 지역에 왜 왔냐고 머라하는데, 대체 니들이 뭔 상관인데?'

한 커뮤니티에서 카콜라가 내가 사는 지역에 왔다고 앞에 있었던 일들을 끄집어내며 어그로를 끌었고, 카콜라가 정말 보기 좋게 걸려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이걸 보자마자 '대체 사람들이 왜 저렇게까지 까는걸까?'라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그러면서도 사우스에게 들은 말도 생각났기에, 어떻게보면 원한을 많이 품어서 이렇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는 점차 해당 커뮤니티에 써져있는 글을 캡쳐하여 올리면서 더욱 격앙되어갔다.

'넌 또 뭔데 X랄이냐? 돌담? 난 니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나 아냐?'
'또 펀유 패거리들이 이렇게 글 싸지르고 X랄하는데, 난 X발 억울한 것은 절대로 못 참아.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잘못했다고 하겠는데, 진짜 이렇게 억울한 것은 못 참는다.'
'골렘 그 X끼는 아직도 내 욕하고 다니냐?'

'돌담(DOLDAM), 펀유(FUN-U), 골렘(GOLEM)'. 정말 대놓고 닉네임을 언급하면서도 해당 글의 캡쳐본까지 첨부하였다. 그리고는 드는 생각이 예전에 어떤 잘못을 했더라도 이 정도로 사람을 험담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 인해 이 3명에 대해 잘 알지 못 하였지만 좋지 않은 선입견이 생길 정도였다.

며칠이 지난 뒤, 카콜라는 내가 있던 톡방에 들어오게 되었다. 유저들끼리 대부분 아는 사이라 같이 아는 사람이 꽤나 있었고, 마침 방장하고 가까운 사이라서 여기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제 같은 톡방에 있으니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는데, 갑자기 나에게 DM을 보내왔다.

카콜라 : "저기, 레이콘님. 안녕하세요 ㅎㅎ"

톡방에도 같이 있어서 거기서 얘기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면서도 무슨 할 말이라도 있었는건지 의문이 들었기에 나도 따라 DM을 보냈다.

나 : "네 안녕하세요"
카콜라 : "그... 전에 그 때 못 뵈어서 너무 아쉬워요 ㅠ"
나 : "그러게요... 뭐 이상한 일이 있었으니 별 수 없죠."
카콜라 : "그 사실 그..."

갑자기 뭔가 머뭇거리는 그였다. 뭔가 시간을 잡아먹을 것 같아서 DM을 나중에 여유로울 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는 그 날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카콜라 : "혹시 제가 쓴 글들 보셨나요?"
나 : "네 봤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죠."
카콜라 : 아 진짜... ㅋㅋㅋ 에휴... 다들 왜 그렇게 살까 생각만 드네요."
나 : "음..."
카콜라 : "그 혹시 콰트로 라고 아세요?"

나는 순간적으로 '잉?' 이라는 말이 나왔다. '콰트로(CUATRO)'. 친하지 않지만 예전에 다른 톡방에 있었기에 서로 알고 지낸 지 꽤나 오래된 유저였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물어봐서 적잖히 당황스러웠다.

나 : "알긴 하는데, 갑자기 그분은 왜요?"
카콜라 : "아 아시구나 ㅎㅎ 사실 지금 들어간 톡방 진작에 알고 있었는데, 안 들어간 이유가 저 사람 존재 때문에 였거든요."
나 : "아..."
카콜라 : "사람 인신공격 하면서 머라하고, 커뮤니티에 이상한 글 막 써가지고 저랑 엄청 싸웠었거든요. 그런데 사과는 절대 없고 무조건 제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막 써대면서 여기저기 퍼트리니깐, 그냥 개짜증나서 계속 무시했었어요. 이번에는 글을 안 쓰긴 했는데, 또 마주치면 좋을 거 하나 없으니깐 일부러 계속 피했었던거구요."

뭔가 이세계 최강자들이 격돌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섣불리 판단하기도, 그렇다고 같이 험담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적당히 넘기고 언제 뵐 수 있을지만 물어봤다.

나 : "아 그런 일들이 있었나요 ㄷㄷ; 음... 그런데 저희 언제 보죠? 언제 또 오시나요?"
카콜라 : "아... ㅋㅋㅋ 사실 다음 주에 가는데 시간 되면 한 번 뵙시다."

이번에는 정말 확실하게 날짜를 알게 되었고, 저녁이지만 시간도 확실하게 얘기를 했다. 사실 예전에도 몇 번 어긋난 스위치처럼 서로 빗겨가는 상황이 많았지만 이번 만큼은 진짜 뵐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만나게 되는 날이 되었다.
그 어긋난 스위치가 우주의 기운으로 나를 도운 것이라는 것을 미처 모른채...

 

 



↓ 다음 편 보기 ↓

 

3. 도화선

reicon.tistory.com/859

 

 

반응형

댓글